Man of Action

Dec 05

N

N.

그때 왜 그랬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때의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해. 누구나 자신의 상처를 가장 크게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그때. 나는 씻기 힘든 큰 상처를 회복해가는 중이었고, 어쩌면 벼랑 끝에 몰렸다 생각했는 지도 몰라.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 것 때문에 한 동안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한 동안은 여자를 만나지 못했고, 한 동안은 밀려오는 대로 만났고. 탐욕과 무욕 사이에서 혼돈스러운 시기였어. 그리고,


그때 너를 다시 만났을 때, 너의 상처가 나와 다르지 않음을 느끼고, 너를 기차에 태워 보낼 때 내 마음은 되돌릴 수 없이 너에게 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사랑했다는 것에 대해서 굳이 의문부호를 붙일 이유는 없어. 그때가.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였음을 감사히 생각해.


당신과 내가 어긋나게 된 것은 어쩌면 내 욕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빛나던 외모, 겸손한 마음, 자신의 남자를 대하는 자세, 미래에 대한 비젼. 어느 하나 빠지지 않던 너에게 결핍을 느끼게 된 것은 내 욕심이 지나쳤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구나.


표면적인 이유는 결혼을 원했던 너와 결혼의 뜻이 없는 내가 크게 어긋나면서부터 시작한 것이지만. 사실 그것도 내 욕심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너만큼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나에게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착각.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 지 모르겠지만, 당신만큼 나에게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이제 요원한 일일 것이라 여겨져. 반면에 나는 너에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단호하고 서늘했던 내 말투에 진절머리 났을 법도 한데, 너는 그저 혼자 앓기만 했고, 나는 그런 너를 위해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


본성이 이기적인 것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연애를 하면서 노력을 하는 것이 부질 없다 생각된 까닭이기도 해. 내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뒤틀린 관계가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허무적인 태도에 빠져있었던 거지. 지금이라고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아. 만나게 될 사람이라면 만나게 될 것이고, 사랑하게 될 사람은 사랑하게 될 것이며, 그러다보면 같이 살 사람이 생길 것이라는.


당신에게 두 번의 큰 상처를 주었던 것 같아. 생각해보면 난 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 의도적인 언행을 보인 적이 있는데, 당신이 큰 상처를 받았던 두번의 경우는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었어.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건널 수 없었던 큰 강이 있었다는 것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에는 내가 평범한 삶에 어울리지 않는 인격이었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에는 당신이 희생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어.


오해를 풀 만큼 풀었다 생각했지만, 결국 그것 때문에 우리가 헤어진 거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다른 곳을 바라보며 서로가 서로를 향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다 생각했던 거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너는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나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속으로 생각했던 거야.


당신은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내가 보살펴 주고, 사랑해줘야 했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해. 세상의 티끝이라곤 전혀 묻지 않은 순수함. 화목한 가족. 화려해 보이는 직업. 이렇게 굴곡 없이 아름답게 자라온 당신에게 나는 그 행복을 지켜줄만한 나목이 되어야 했는데, 나에게 그만큼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구나.


명동, 공덕, 수성못, 구룡반도, 전주. 우리가 함께했던 자리마다 아직도 당신의 기억이 남아 있지만, 기억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히 생각할게. 헤어지면 뒤돌아보지 않는 사람인 내가 이렇게나 미안해하는 것을 보면 내가 정말 나쁘게 굴었구나 싶어. 미안해. 그리고 당신의 행복만큼은 진심으로 빌어. 지금쯤 분명 당신의 행복을 지켜줄 사람을 만나서 당신이 꿈꿨던 미래를 키워 나가고 있으리라 생각해. 그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었음을 진작에 알아보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야. 잘 지내길 바래.

Nov 19

(via nedhepburn)

Nov 16

[video]

Nov 12

pantslessprogressive:

This awesome lady channeled my thoughts and asked the most important question you could ask regarding Rick Perry’s “starts at $0” comment.
His response? He said that Israel’s initial foreign aid budget would indeed start out empty, but noted that Israel is a “special ally” and said he believes ”we’d be funding them at some substantial level.”

pantslessprogressive:

This awesome lady channeled my thoughts and asked the most important question you could ask regarding Rick Perry’s “starts at $0” comment.

His response? He said that Israel’s initial foreign aid budget would indeed start out empty, but noted that Israel is a “special ally” and said he believes ”we’d be funding them at some substantial level.”

(Source: pantslessprogressive)

Nov 10

Nov 09

페이스북에 올렸던 FTA 소고

1000만 명. 농경사회를 가정할 때 대한민국 내에서 생존 가능한 최대 인구다. 7000만 명.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2차 산업에 의존할 때 자급자족할 수 있는 최소 인구다. 그러니까 4000만 인구가 영내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무역이 필수 조건이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이런 조건 하에서 자유무역 자체에 대한 합의를 늑약에 비유하는 것은 아이의 어리광과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자유무역은 이 나라의 인민을 풍요롭게 살아가게끔 만드는 방편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문제는 ‘자유무역협정’이 실제로는 전혀 자유롭지 않다는 데 있다.
Like ·  · November 3 at 4:01am near Daegu, South Korea

Oct 14

(via kateoplis)

Sep 12

[video]

Sep 08

어쩌다 이 병원이 이십대의 절반을 보낸 곳이 되어버렸다. 
의약분업 당시 파렴치한 의료인들에 대해 비분강개하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졸업을 하고 면허를 따면 훌훌 털고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이다. 머물지 않아도 될 곳에 참 많이 머물렀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이곳에서의 생활이 없었다면 나는 어느 구석에 처박힌 룸펜이 되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절반은 잘했고 절반은 잘못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선택은 25%는 잘못했고 75%는 잘한 선택이 되리라 믿는다. 그 다음은 12.5%와.. 계산이 안된다. 뭐, 여튼 그렇게 자족에 수렴해가는 것이 나이를 먹으며 도전하는 삶을 사는 법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멍청한 졸부 아들 이미지로 급락한 홍정욱의 <7막7장>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이제 갓 1막1장의 넘겼을 뿐’이라고. 중학교 때는 이 안면 두드러기 일어나는 말이 어찌나 멋있던지. 1막 1장은 애저녁에 넘긴 것 같고, 이제 2장 쯤 되려나.

어쩌다 이 병원이 이십대의 절반을 보낸 곳이 되어버렸다. 

의약분업 당시 파렴치한 의료인들에 대해 비분강개하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졸업을 하고 면허를 따면 훌훌 털고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이다. 머물지 않아도 될 곳에 참 많이 머물렀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이곳에서의 생활이 없었다면 나는 어느 구석에 처박힌 룸펜이 되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절반은 잘했고 절반은 잘못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선택은 25%는 잘못했고 75%는 잘한 선택이 되리라 믿는다. 그 다음은 12.5%와.. 계산이 안된다. 뭐, 여튼 그렇게 자족에 수렴해가는 것이 나이를 먹으며 도전하는 삶을 사는 법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멍청한 졸부 아들 이미지로 급락한 홍정욱의 <7막7장>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이제 갓 1막1장의 넘겼을 뿐’이라고. 중학교 때는 이 안면 두드러기 일어나는 말이 어찌나 멋있던지. 1막 1장은 애저녁에 넘긴 것 같고, 이제 2장 쯤 되려나.

wonderfulambiguity:

Ray Morimura, House in Tamugimata, Woodblock, 1999
From wonderfulcolors
(I’m running this Tumblr. Today I found out that it is possible to maintain multiple blogs with a single account. Unfortunately, I had to delete the newly created account in order to do this. To those who started following this blog yesterday: feel free to re-follow)

모리무라 할부지의 목판화. 인상파에 지대한 영향을 준 우키요에의 전통을 잇는 뚝심 있는 할부지.

wonderfulambiguity:

Ray Morimura, House in Tamugimata, Woodblock, 1999

From wonderfulcolors

(I’m running this Tumblr. Today I found out that it is possible to maintain multiple blogs with a single account. Unfortunately, I had to delete the newly created account in order to do this. To those who started following this blog yesterday: feel free to re-follow)

모리무라 할부지의 목판화. 인상파에 지대한 영향을 준 우키요에의 전통을 잇는 뚝심 있는 할부지.